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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라는 키워드만 보고도 이것은 동양풍의 옛날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달, 밤, 절벽이라는 키워드는 많이 차용되는 단어라 몇몇의 작품들이 머리에 떠올랐는데 워낙 유명한 작품이고 항상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가슴 매여지며 읽어보았고 조금은 시간이 지났지만 이야기와 등장인물, 감상평을 풀어보겠습니다.

 

현민예-절벽에-뜬-달-일러스트레이트
'절벽에 뜬 달' 바로가기

 

 

1. '절벽에 뜬 달' 이야기

 

 

'옛날 옛적' 왕의 자리에서 축출되어 유배지로 오게 된 섬에서, 섬밖을 한 번도 나가보지 못한 빈농의 딸이면서 매병에 걸린 아비대신 역을 하러 온 한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의 일은 폐위되어 온 전 왕을 감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러다 아무도 없는 곳인 오두막에서 그들은 자신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갑니다. 처음엔 이야기를 나누고, 글을 배우고 가르치다가, 이름도 서로 지어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어갑니다. 그는 그녀의 '산'이 되고 그녀는 그의 '인화'가 되어 몸과 마음을 다 바쳐 사랑을 나눕니다.

 

안타깝고 처량하고 처절하기까지 한 그들의 짧은 인연은 세상의 억지에 결국 꺾이고 그 둘은 이별을 하게 됩니다. 그녀를 통해 그냥 안주하고 싶었던 그는 그녀를, 그녀는 그를 살리고자 하였으나 서로에게 닿지 못하고 오랜 시간을 돌아가게 됩니다. 그는 그녀를 죽어서도 아니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면서도, 잊지 못하고 결국 그녀의 주변을 맴돌게 되고 그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던 여인은 이 세상 죽어도 그만, 살아도 그만인 듯한 모습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랬던 그가 눈앞에 나타나 믿을 수가 없는데 그는 그런 그녀의 마음도 몰라주고 이상한 말을 하며 그녀를 섭섭하게 하는데...

 

 

2. 저자소개

 

 

저자 '현민예' 작가는 쓰고 싶은 글을 쓰신다고 합니다. 개인적 정보는 더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출간작으로는 현의 너머, 아가씨의 비서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파멸에 관하여, 왕은 그림자 숲에 잠들다, 너의 별에 닻을 내리면, 뱀의 구원, 봄눈이 녹는 자리 등이 있습니다.

제목을 보면 아주 직관적인 제목은 아닌 것을 보니 가벼운 주제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3. 등장인물 소개

 

 

'절벽에 뜬 달'의 남자주인공 환

 

왕이었었습니다. 폐위되어 위리안치된 섬으로 와 남은 인생을 아무 희망도 없이 살게 될 거라고 믿는 약간은 다소 무능력하고 무기력한 모습의 남자입니다. 신분의 차이와 나이의 차이는 가볍게 넘기며 그녀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힘없는 남자이지만 다정한 남자입니다. 큰 권력이나 행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녀와 그저 함께 있고 싶을 뿐입니다.

 

여자주인공 삼월이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남주와의 엄청난 신분차이가 있으나 그가 몰락해 온 왕이었어서인지 그녀는 그의 외로움과 불안함, 상처에 연민과 사랑을 느끼며 자신의 모든 것을 주고 싶어 합니다. 아버지를 억울하게 잃고 그만이 그녀의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남주보다 더 용감하고 행동력이 있으며 금단의 관계를 넘어선 순수함과 일편단심의 마음이 있는 여자입니다.

 

 

4. 감상평

 

 

제목부터 참으로 한시 같은 느낌이 들면서 다 읽고 나서의 의문은 과연 절벽은 누구이고, 달은 누구였을까? 였습니다. 절벽과 달에 누구를 갖다 붙여도 이미지가 맞는 듯했습니다.

 

왕이었던 환은 내몰릴 대로 내몰려 절벽 같은 아슬아슬한 인생사에서 한줄기 빛과 같았던 인화를 만나 깜깜한 절벽을 비추는 달빛이라고 여겨질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절벽을 삼월이에게 빗대어도 이야기가 되는 느낌입니다. 천민출신이자 치매 걸린 아버지 그리고 배가 곯을 정도의 가난함에 나라의 역까지 부여받은 정말 갈데 까지 내몰린 인생이었습니다. 그러다 그래도 아비라고 끝까지 봉양을 하려 했는데 그 아비마저 억울하게 맞아 죽으니 그녀에겐 이제 인생에 그리 밝지는 않지만 절대적 존재인 달 같은 그를 보고 모든 것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까지 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제일 슬퍼한 부분이었습니다. 여주의 아비가 아무 잘못 없이 모함으로 맞아 죽는 모습은 그 옛날 실제 누군가가 그리 살았을 것을 생각하니 너무 잔인하고 슬펐습니다.

 

그 둘의 안온한 삶은 이 세상에서는 받아들이지 못했고 모든 고난과 실연 속에서 너무나도 애틋하고 짠하게 느껴지어 많은 독자들이 오열했었다는 그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동양풍이나 판타지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으나 가끔씩 무대의 분위기를 바꾸듯이 시대가 다른 시대물을 보고 있으면 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고 가슴 찌통으로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여운은 현대물보다는 훨씬 오래 남는 듯합니다. 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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